이육사 청포도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벼르고 별러서 지난해 MBC에서 방영된 8.15광복 특집 '절정(2부작)'을 봤다. 물론, 김동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꼭 챙겨봐야 할 드라마인지라. 하지만 명색에 전통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한 사람으로서 드라마를 감상했다. 이런 드라마 오랜만이네.
보면서 이육사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김동완도 김동완이지만-
이육사, 이원록이란 인물과 시(詩)에 눈과 귀가 집중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던가. 그 말이 구구절절 다 맞아 떨어지던 드라마였다. 아니 드라마틱한 그의 삶이었겠지.
나도 지금은 글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상을 보는 내내 반성과 다짐을 했다.
진실을 눈에 담고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 무엇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알게 할 것인가.

독자와의 교감, 시대와의 교감, 그리고 나와의 교감.

그러고 보면 요즘 '계몽'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 1930년대에 비해 부쩍 줄었다.
그저 즐거운 글, 현란한 글이 흔히 말하는 '울트라캡숑 인기 짱'이고 계몽글은 구닥다리 신세가 되어 먼지에 쌓여 있다.